제주도립미술관 《경계 위의 그녀》 기획전 열어


제주도립미술관이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제약에 맞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다. 이번 기획전은 한국 여성 미술의 개척자인 나혜석을 비롯해 역사 속에서 소외되었던 여성들의 삶과 예술적 성취를 다각도로 재조명한다. 오는 8월 2일까지 개최되는 특별 기획전 《경계 위의 그녀》는 지난 4월 7일 개막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전시는 과거 남성 중심으로 움직이던 미술계에서 여성 예술가들이 직면했던 벽을 복합적인 시각으로 다룬다.

정정엽, 김인순


방정아 / 사진 김달진



전시 명칭인 ‘경계’는 여성이 사회에서 마주하는 여러 가지 한계와 제약을 뜻한다. 미술관 측은 이를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가르는 벽, 기록된 역사와 기록되지 못한 역사 사이의 구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가 허용한 역할과 금지한 역할 사이에서 작가들이 느낀 심리적 고뇌와 예술적 소외도 함께 다룬다. 서양 미술사에서 오랫동안 창작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배제되었던 여성들의 상황을 '예술적 경계'라는 개념으로 시각화했다.


신디 셔먼



홍영인 / 사진 김달진


이번 전시는 철학에서 자주 쓰이는 '타자'라는 개념을 중학생도 알기 쉽게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타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뜻하지만, 역사나 사회 속에서는 중심에 서지 못하고 주변으로 밀려난 소외된 존재를 가리킨다. 전시는 이처럼 주변인으로 머물러야 했던 여성의 경험을 다양한 회화와 설치 작품으로 보여준다.

전시의 흐름은 단순히 차별의 역사를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성이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세상과 소통하고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문지영



이수경 / 사진 김달진



이번 전시의 핵심은 한국 여성 서사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서양화가 나혜석의 뜻을 잇는 작업이다. 미술관은 그동안 한국 미술사에서 깊이 있게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작가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데 집중했다. 나혜석은 2층 마지막에 에필로그로 작품 3점과 영상으로 구성했다.
 
출품작들은 시대와 국가, 문화를 넘나들며 여성들이 공통으로 겪어온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사회가 그어놓은 선을 넘어서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당당하게 선언한다.



쿠사마 야요이 



이종후 관장, 김달진


이번 전시는 김원숙, 김인순, 나혜석, 문지영, 박영숙, 박주애, 박진희, 방정아, 신디셔먼, 안유리, 연미, 윤석남, 이수경, 이진주, 정정엽, 조영주, 좌혜선, 쿠사마 야요이, 홍영인, 총 19인 68점이 전시되었고 리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도 포함되었다. 7월 1일 방문하여 이종후 관장을 인터뷰하고 전시 담당 이미경 학예사와 전시투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