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의 전시: 《Mary Corse: Primary Light》와 《Peter Alexander: Particulates of Color》


페이스 갤러리

페이스갤러리는 메리 코스(1945-)와 피터 알렉산더(1939-2020), 1960년대에서 70년대 캘리포니아에서 활발히 활동한 라이트 앤 스페이스(Light and Space) 운동과 함께한 작가들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라이트 앤 스페이스는 1960~70년대 남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전개된 미술 운동으로, 빛·색·지각의 관계를 탐구하며 관람자의 감각적 경험 자체를 작품의 중심에 놓았다. 제임스 터렐, 로버트 어윈 등과 함께 알렉산더와 코스 역시 이 흐름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물질과 빛의 상호작용을 실험해왔다. 전시는 2026년 4월 16일부터 6월 5일까지 진행되며, 갤러리 2층에서 피터 알렉산더, 3층에서 메리 코스의 작품을 각각 볼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빛과 색을 탐구하는 작업을 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Peter Alexander: Particulates of Color》 전시 전경

이번 전시에서 페이스갤러리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우레탄을 주재료로 한 알렉산더의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빛과 색, 지각의 관계를 탐구해왔으며 남부 캘리포니아의 빛과 자연을 표상하여 관람자로 하여금 감각의 변화를 느끼도록 한다. 갤러리에 의하면 이번 전시에서는 프리즘 블록과 각뿔 조각, 입체 벽면 설치 등 다양한 작품을 국내 최초로 소개하며 그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조형적 성과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고 밝힌다.


피터 알렉산더, Cat’s Meow, 2020, 우레탄, 195.6×120.7×3.2

전시장에 들어가면 보이는 알렉산더의 레진 작품의 형태는 단순하다. 복잡한 형태를 취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그 안에 내재된 의미를 파악하도록 요구하지 않는 대신 직관적인 외형으로 빛과 색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읽도록 한다.


피터 알렉산더, 7/17/17 (Black Violet Window), 2017, 우레탄, 36.2×42.2×9.5

형형색색의 색감들은 작품 그 자체에 집중하도록 한다. 작가의 의도나 이론을 먼저 떠올리기 전에 '색'이라는 것에 대해 먼저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투명, 반투명 오브제부터 갤러리의 조명 아래에서 부각되는 작품 색상의 변화가 이 전시의 주제로 보인다.


《Mary Corse: Primary Light》 전시 전경

이어서 3층에서 열리는 메리 코스 개인전을 보면 다른 방식으로 색과 빛에 집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알렉산더가 레진, 형광색과 빛을 이용해 탐구했다면, 코스는 산업용 유리 미세구체 활용을 통해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색감을 경험하게 한다.

메리 코스, Untitled (White Diamond with White Inner Band), 2025, 캔버스 위 유리 미세구체와 아크릴, 179.7×179.7×9.5

같은 흰색이어도 바깥에서 들어오는 햇빛에 의해 보이는 다른 흰색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라이트 박스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작가는 이를 '라이트 페인팅'이라 명명하여 본인의 작업의 연장선을 선보인다. 빛을 이용한 작업이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메리 코스, Untitled (Electric Light), 2021, 아르곤, 플렉시글라스, 고주파 발생기, 형광등, 모노필라멘드, 136.8×34×20.3

두 작가의 전시를 함께 보고 나면, 같은 라이트 앤 스페이스의 맥락 안에서도 얼마나 다른 접근이 가능한지 실감하게 된다. 알렉산더가 레진을 통해 빛과 색의 물성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면, 코스는 유리 미세구체를 캔버스에 적용하며 회화성을 보였다. 재료와 방법은 달랐지만, 두 작가 모두 색이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 빛과 시선, 공간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지는 경험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