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있고모든라디오가각기다른주파수를향하고있다》 전시는 2026년 9월 1일부터  12월 27까지 호암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삼성문화재단 호암미술관이 프랑스 현대미술 기관인 ‘팔레 드 도쿄’와 공동으로 2026 아트스펙트럼을 개막했다.
아시아 전역에서 모인 창작자 23명(팀)이 미술관 안팎을 무대로 시각예술, 건축, 디자인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63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9월 21일 별도 기자간담회를 가졌고 권위의 호암미술관에 젊은 작가들이 도전도 하며 실내와 야외에 펼쳐진 작품 전시는 모든 관람료 포함 25,000원이다.






아트스펙트럼은 2001년 국내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전시 프로젝트다. 2024년부터 참여 작가의 범위를 아시아로 넓혔다. 올해는 처음으로 장소를 호암미술관으로 옮겨 열렸다. 정통 고미술을 주로 다루며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던 호암미술관에서 젊고 실험적인 현대미술 전시를 여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길고 특이한 이번 전시의 제목은 서로 다른 주파수를 내는 라디오들이 한 방에 모여 있는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출신 국가도, 다루는 주제도, 예술의 종류도 다른 아시아 작가들이 각자의 고유한 목소리를 잃지 않으면서도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에너지를 의미한다. 난해한 철학적 개념이나 하나의 정해진 틀에 아시아 예술을 가두지 않고, 각자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는 기획 의도가 담겼다.


사진 김달진


전시에는 시각예술뿐만 아니라 건축, 영화, 디자인,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가 참여했다. 전체 63점의 출품작 가운데 26점은 호암미술관의 공간적 특성에 맞춰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신작이다.

전시장은 미술관 내부부터 야외 정원인 희원, 주차장 건물까지 폭넓게 이어졌다. 미술관 안내 데스크 공간은 한국의 '신도시'와 대만의 '웨이팅룸'이 협업해 서브컬처(주류 문화에 대비되는 하위문화) 상품을 파는 아트숍으로 꾸몄다. 패션 브랜드 할로미늄은 전시장 안내원에게 입힐 새로운 모듈형(여러 부품을 뗐다 붙이며 맞춤형으로 입는 방식) 유니폼을 디자인해 선보였다.

로비 입구에는 대형 벽화가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내부 전시장에서는 일본 창작팀 '사이드 코어'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도쿄의 어두운 지하 공간을 누비는 모습을 담은 영상 작품을 통해 관람객을 낯선 세계로 안내했다. 현대 사회의 문제를 다룬 작품도 눈에 띄었다. 인도네시아 작가 엘리아 누르비스타는 팜유 산업과 세계 경제의 복잡한 얽힘을 다룬 영상을, 중국 작가 루오판 첸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거대한 집 모형을 통해 열악한 노동 환경의 문제를 꼬집었다.

일본의 사진작가 시가 리에코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에 휩쓸려 부서진 중장비들의 사진을 긴 복도에 늘어놓아 자연재해가 남긴 상처를 웅장하게 표현했다.

사진 천수림


야외 공간에서도 새로운 예술적 시도가 펼쳐졌다. 주차장 건물 옥상에는 조형물이 세워졌고, 미술관 카페 위쪽 정원에는 일본 건축가 야마다 스즈코의 대형 구조물 ‘매달린 달’이 자리를 잡았다. 지름 8미터의 둥근 지붕 모양인 이 쉼터 형태의 작품 아래서 관람객은 편안하게 머물며 색다른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전시 기간에는 대중과 호흡하는 행사도 다채롭게 열렸다. 10월 16일에는 국내외 인디 밴드들이 참여하는 음악 버스 투어 프로그램 ‘판 아시아 트랜짓’이 서울 리움미술관과 용인 호암미술관을 오가며 진행됐다. 앞서 8월과 9월에는 작가와의 대화 및 요리 워크숍 등을 열어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사진 김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