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미술관이 2년에 걸친 대규모 시설 개선을 마치고 지난 2026년 9월 17일 시민들에게 다시 문을 열었다.
미술관은 재개관과 함께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동시대 미술관의 역할을 탐구하는 4개의 특별 전시를 동시에 개막했고 16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지난 17일 오후 5시 미술관 1층 로비에서 재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재수 부산시장을 비롯해 전시 참여 작가와 유족, 문화계 주요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새롭게 단장한 미술관의 출발을 축하하고 앞으로 나아갈 비전을 함께 공유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1998년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2023년까지 330여 개의 전시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부산의 문화 예술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이번 새 단장 사업에는 총 469억 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됐다.


부산시립미술관 외관 /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관람객의 편의와 작품 보존 능력을 크게 높였다는 점이다. 작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최신 시스템을 도입했다. 흩어져 있던 3층 전시장은 하나로 합쳤다. 이로써 더 넓고 자유로운 전시 기획이 가능해졌다. 주 출입구 방향을 바꾸어 시민들이 더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카페 등 휴식 공간도 대폭 늘렸다. 야외 조각공원도 새롭게 꾸며 전시장과 휴식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양달석 ⓒ 사진 김달진


서용선 ⓒ 사진 김달진



공간의 변화 못지않게 미술관의 방향성도 새롭게 정립했다. 현대의 미술관은 단순히 작품을 걸어두고 감상하는 장소가 아니다. 시민과 사회, 기술과 자연이 서로 만나고 소통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재개관에 맞춰 준비한 4개의 특별 전시다.

전시전경_퓨처뮤지올로지 /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첫 번째 국제전인 《퓨처 뮤지올로지》 전시는 2027년 3월 14일까지 3층 1전시실에서 열린다. 뮤지올로지란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을 뜻한다. 이 전시는 국내외 9개 미술관과 협력해 미래 미술관의 역할을 고민한다. 미술관이 수집과 전시라는 원래 기능을 넘어 사회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살펴본다.


전시전경_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이 바다 높은 물결 위에 있다 /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한국의 뼈아픈 근현대사를 미술로 풀어낸 뜻깊은 전시도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이 바다 높은 물결 위에 있다: 1945-1953》 전시는 2027년 2월 14일까지 2층 2, 3전시실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1945년 광복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의 험난했던 현실을 260여 점의 작품과 460여 점의 옛 자료로 보여준다. 해방기 부산에서 열린 미술전람회 자료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부산 지역 1세대 화가들의 치열했던 활동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며 양달석.김종식은 별도 공간을 마련했다.


전시전경_이 모든 어제의 미술관에게 /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미술관 자체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이 모든 어제의 미술관에게》 전시는 2027년 3월 14일까지 2층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열린다. 미술관이 처음 지어질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쌓인 건축 기록과 자료를 한자리에 모았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미술관의 공간과 그 의미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전시전경_안전기지 /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맞춤형 특별전 《안전기지》는 지하 1층 어린이 갤러리에서 내년 5월 30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는 아이들이 부모에게 느끼는 든든한 믿음인 '애착'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아이들이 미술관을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안전한 공간으로 느끼도록 돕는다.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인공지능이나 반응형 미디어 등 첨단 기술과 직접 놀면서 소통하게 한다. 이를 통해 기계와 같은 기술 존재와 어떻게 어울려 지낼 수 있는지 몸으로 익히게 된다.


부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 ⓒ 사진 김달진


한편 미술관은 재개관식에 앞서 지난 17일 오전 10시부터 새 단장을 마친 시설과 특별 전시를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했다. 재개관 특별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부산시립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재수 시장은 '새 단장을 한 부산시립미술관이 이제 시민들께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며 '시민들이 누군가에게 함께 가자고 권하고 싶은 미술관으로 정성껏 가꾸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