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투병 극복 후 7년 만의 대규모 개인전... 8월 28일부터 10월 17일까지 아트사이드 갤러리 개최
절제의 미학 극단으로 확장... 먹과 붓질로 구현한 '여백'과 우주적 에너지 선보여



비움과 절제의 미학을 극단으로 밀어붙인《김호득: -빼고 또 빼고-》 전시는 2026년 08월 28일 부터 10월 17일까지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전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회화와 대형 공간 설치 작품 등 총 24점의 최신작이 출품된다.




작가는 그동안 수묵의 선과 붓질이라는 몸의 감각을 통해 자연의 근원적인 힘을 화폭에 담아왔다. 이번 전시는 폐암 등 잇따른 중병을 이겨낸 그가 7년 만에 갖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작가는 가쁜 호흡 속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원초적 행위를 겪으며, 먹과 종이라는 매체의 본질을 다시 발견했다. 삶의 사투 끝에 찾아낸 호흡의 리듬은 욕심을 덜어내고 생명의 기운만 남기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전시 제목인 ‘빼고 또 빼고’는 화면에서 형상과 조형 요소를 최소한으로 줄여나간 작가의 작업 태도를 뜻한다. 김호득 작가는 이미 절제된 화면에서 점과 선마저 개념적으로 다시 덜어내는 시도를 했다. 최소한의 먹 흔적만 남겼지만, 화면 속 폭포의 낙차와 물보라의 기세는 오히려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작가가 다루는 동양화의 여백은 아무것도 없는 단순한 빈 공간(공백)이 아니다. 음과 음 사이의 침묵이 음악 전체의 깊이를 만드는 것처럼, 그려지지 않은 빈 공간이 화면 전체의 우주적 질서를 형성한다. 비워둔 여백이 새로운 기운과 생명을 만들어내는 핵심 바탕이 되는 셈이다.



3층 전시장에서는 이러한 여백의 개념이 실제 3차원 공간으로 넓어진다. 작가가 특수 제작한 긴 붓으로 아래에서 위로 거침없이 먹을 튀겨 올린 대형 설치 작업이 펼쳐진다. 누르스름한 광목천의 까칠한 바탕은 아득한 우주의 바탕이 되고, 그 위에 튀어 오른 먹의 궤적은 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혜성처럼 공간을 압도한다.

김호득 작가는 대구 출생으로 전통 수묵을 현대적 조형 언어와 설치 미술로 확장해 왔다. 이중섭미술상, 김수근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