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연재칼럼

지금, 한국미술의 현장

박영택 서울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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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괴산의 그림쟁이 황창배》전시(6.5-7.12)를 보았다. 오래된 공장건물을 간단히 손을 본, 다소 어둑한 전시공간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적지 않은 수의 그림을 새삼 접했다. 많이 보았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들여다보면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 불쑥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림은 늘상 신중하고 조심스레, 찬찬히 보아야만 한다. 성급히 서두르면 낭패다. 이는 그림 감상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나는 전주까지 내려와서 황창배(1947-2001)의 그림을 다시 본다. 그가 죽은 지 25년의 시간이 흘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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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미술평론가의 존재와 애도

고등학교 1학년 때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 『최인훈 전집』을 접했다. 『광장』과 『구운몽』을 비롯해 여러 소설과 희곡을 읽었는데 당시 그것을 이해하긴 어려웠다. 그러나 나는 그가 상당히 중요한 문학가며 특히 『광장』이란 소설이 차지하는 위상의 중요성을 희미하게나마 알게…

(190)작가 서운해의 내용 증명 | 김성호의 미술계 팩션(12)

이해할 만하다. 배신을 당했다니까. 변호사 최승소는 30년 지기 친구인 작가 서운해가 한 갤러리에 소송하기 위한 전 단계로 보낼 내용 증명과 관련하여 상담했다. 최승소는 법적 용어로 다듬어 줄 테니 내용 증명에 들어갈 대략의 내용을 서운해에게 써달라고 했는데, 오늘 그…

(189)분열, 또는 뜻밖의 행운

미술계 현장에서 활동하며 작품만큼이나 작가가 쓴 글을 많이 본다. 아니, 시각예술 부문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글을 더 많이 본다. 예술 또한 제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텍스트는 객관적 판단의 근거처럼 간주되기 마련이다. 글의 비중은 다른 관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예전…

(187)소설의 서사구조를 차용한 공간큐레이팅: 국립민속박물관<역병,일상>특별전

전시는 전시품과 관람객이 소통하며 감정을 교류하는 한편의 드라마이며 전시디자인은 이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진품의 전시를 통해 관람자들에게 유일하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뮤지엄 전시의 역할이고 목적이라면, 전시를 구현하는 디자이너는 기획의도와 메시…

(186)색깔의 정치

한국의 선거철은 색으로 시작한다. 거리와 뉴스를 채우는 유력 정치인과 그 수행원들의 행보는 각 당을 상징하는 색으로 도배된다. 선명한 빨강, 파랑, 노랑, 녹색으로 맞춰 차려입은 각 당의 관계자들은 패딩 점퍼를 비롯해서 목도리나 마스크까지 깔맞춤은 물론이고, 국민을 향…

(185)2021년 아트페어의 민낯

미술품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으며 미술시장이 보기 드문 호황을 누린 2021년이었다. 전통적으로 갤러리를 통해 거래되던 미술품 구입루트도 다변화되어 수년 전부터 옥션과 아트페어가 대세를 이루더니 지금은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해 작가로부터 직접 작품을 구입하는 경…

(184)비대면 강의에 대한 단상과 ‘마당의 회화’

강의를 시작한 지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간다. 여러 미술대학의 시간강사로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러면서 종종 왜 강의를 계속하고 있나,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는 했는데 그때마다 ‘강의가 체질이어서’가 답은 아니었다. 이유를 찾자면 배우는 걸 좋아해서 이 일을 이어가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