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난칼럼

윤범모 미술시평

윤범모

윤범모 미술평론가, 가천대(경원대) 미대교수 역임

인명사전 바로가기 : www.daljin.com/author/2897 큐레이터, 미술평론가 윤범모(b. 1950)는 2011년부터 한국큐레이터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김복진 연구(동국대학교 출판부, 2010], [한국미술에 삼가 고함(현암사, 2005)]의 저자이다. [한국 큐레이터 열전] (2) 르네상스맨 큐레이터, 윤범모 : www.daljin.com/column/10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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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농원에서> 농부 하늘로 치솟은 우듬지의 수직 줄기를 자른다 나뭇가지들을 끌어내리면서 수평으로 눕힌다 하늘보다 땅과 가깝게 철사로 묶는다 농부는 말한다 키만 크거나 수직으로 뻗은 가지는 열매를 맺지 않아요 덩치를 키우지 않고 그것도 옆으로 뻗어야 튼실한 열매를 열거든요 키만 크려 했던 젊은 날의 부끄러움을 안고 나는 키 낮은 가지의 노란 열매 옆에서 허리를 숙인다 나무는 태양을 향해 키를 키우는 습성이 있다. 소나무 숲을 보면 안다. 모두 쭉쭉 뻗은 늘씬한 키를 보여주고 있다. 비슷한 높이와 덩치이다. 물론 키 낮은 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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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이미지 통치술 혹은 책거리 문화

호피장막도, 19세기, 8폭병풍, 삼성미술관리움 소장“저 해괴한 그림을 그린 자를 멀리 귀양 보내라.” 임금님의 화는 하늘에 닿았다. 측근에 두고 아끼던 화가를 이렇게 목을 치고 유배를 보낼 수 있다니! 화원은 도대체 무슨 그림을 그렸길래 이렇듯 날벼락 맞았는가. 화원…

(42)박수근미술상은 왜 만들었을까

제1회 박수근미술상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황재형 수상작가5월 6일, 봄비가 얼었던 대지를 적셨다. 서울에서 내리는 비는 강원도 양구에서도 내렸다. 양구? 바로 ‘국민화가’ 박수근의 고향이다. 그날 박수근 무덤 앞에 꽃다발이 놓였다. 기일(忌日)을 기념하는 헌화…

(41)폐허와 예술 낙원 : 나오시마 유감

이누지마정련소미술관 외경무너지다 만 높은 굴뚝과 벽돌 담장, 바닷가의 폐허, 묘한 감흥을 일으키는 풍광이다. 이누지마(犬島)라는 조그만 섬, 주변 둘레라 해봐야 4km 정도. 한때 양질의 화강암 채석장으로 명성을 떨쳤던 곳이며 오사카성(大阪城)의 석재도 이곳에서 공급했…

(40)주재환의 유쾌한 딴지걸기

주재환, 몬드리안 호텔, 2000, 컬러 복사, 148.3×112cm‘민중미술’ 전시장에 웬 서양 명화? 그것도 몬드리안의 대표작을? 1970년대 답답한 시절에 일군의 젊은 미술가들이 의기투합했다. 미술판에 뭔가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것. 대중과 소통 두절…

(39)백남준 10주기에 ‘파격’을 생각한다

요셉 보이스를 추모하는 진혼굿 퍼포먼스 <늑대 걸음으로>를 행하는 백남준, 1990년“그 깐 왜년 새끼를 왜 낳습니까?”파격이었다. 초면에 내뱉은 대답, 그것은 상상 밖의 파격이었다. 슬하에 자녀를 어떻게 두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그랬다. 의례적 인사에 대한 반응…

(38)제3지대의 가능성과 미술의 다양성

노동식, 민들레 홀씨 되어우리 미술계의 고질적인 파벌싸움, 아직도 존재할까. 파벌 가운데 두드러진 것으로 ‘출신대학’이 있다. 쉽게 말해보자. S대파와 H대파라는 말, 아직도 유효한가. 그렇다, 과거에는 이런 말을 쉽게 썼다. 예컨대 국전시절을 보자. 국전 때만 되면 …

(37)라스코 벽화동굴에서 깨달은 것

라스코 동굴벽화의 이희세 복제화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라스코 동굴벽화는 정말 세계적인 미술문화의 현장이다.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의 라스코동굴은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과 함께 구석기시대 동굴 벽화로 쌍벽을 이루고 있다. 1만 년도 더 넘은 고대 유산은 어떻게 우…

(36)나혜석의 절규, 아직도 들려오고 있다

나혜석, 자화상,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소장, 유족 기증“나는 이것을 가지고 파리로 가련다. 살러 가지 않고 죽으러. 가면서 나의 할 말은 이것이다. ‘청구 씨여. 반드시 후회 있을 때 내 이름 한 번 불러 주소. 사 남매 아이들아. 어미를 원망치 말고 사회 제도와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