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화면에 장미가 빼곡하다. 빼곡하지만, 정작 장미를 쉽게 알아볼 수는 없다. 패턴화하고 양식화된 화면 속에 장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단위원소(모나드)가 동어 반복되면서 패턴을 만드는 것을 모듈 구조라고 한다. 작가의 경우에는 하나의 장미가 반복 열거되면서 하나의 패턴을 만든다. 얼핏 하나의 장미 같지만 사실 똑같은 장미는 하나도 없으므로 비정형 모듈 구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는 잇대어진 사각형의 프레임 속에 장미 한 송이 한 송이를 일일이 손으로 그려 넣었다. 여기서 사각형의 프레임은 아마도 존재의 집을 상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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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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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탈주선을 따라 그린 욕망지도, 몸 지도느끼는 사람에게 삶은 비극이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삶은 희극이라고 했다. 느낌으로 사는 사람에게 삶은 순간순간이 고통의 연속이고, 생각으로 사는 사람에게 삶은 우습지도 않을 만큼 우습다는 얘기다. 느낌으로 산다는 것, 그것은…
2014 테크노이미지네이션 / 살과 피가 통하는 미디어, 미디어아트프랑스의 상황주의자 기 드보르는 저작 <스펙터클 소사이어티>에서 이미지의 지배를 받는 현대인의 정황을 비판적 시각으로 그리고 있다. 여기서 책 제목인 스펙터클 소사이어티를 우리말로 옮기면 구경거리의 사회…
텍스트, 가독적인 그리고 난독적인물질적인 풍요와 더불어서 오히려 정신성을 상실할 수 있는 것에서 벗어나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는 행위, 라고 정광희는 자신의 작업을 정의한다. 형상에 생각을 가두는 관념의 집착에서 벗어나 대상에 마음을 두지 않는 것이 진정한 비움이며, 자…
너무 먼, 너무 가까운, 사이에서 흔들리는임주연의 그림은 원래 옷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옷이 뭔가. 고도로 제도화된 사회 내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옷은 공공연한 계급과 신분의 기호이며 표상이다. 유니폼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보통의 옷도 그렇다. 여기서 피에르 부르…
존재의 그리움, 바람 부는 날이면 그 섬에 가고 싶다작가의 작업실은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에 있다. 다부리? 바로 다부동 낙동강 방어선 전투로 유명한 곳이다. 실제로 작업실에서 보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다부동 전투 전적비가 올려다 보인다. 치열했던 전투만큼이나 사…
존재와 세계가 공명하는 소리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여기서 말씀은 곧 신이며 로고스였고 이성이었다. 태초에 신은 이런 말씀 곧 소리로 천지를 창조했다(소리창세신화는 기독교 말고도 여럿 있다). 그러므로 말씀과 신, 말씀과 소리, 로고스와 이성은 처음부터 하나였다. 그 소…
한국현대미술에서 미디어아트의 현재미디어아트의 용법미디어아트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매체미술이 된다. 원래 매체미술은 1980년대 민중미술에서 널리 사용된 개념이다. 당시 민중미술에서 매체미술은 신문과 잡지와 같은 각종 대중매체에 대한 창작주체의 반응을 의미했고, 형식적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