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화면에 장미가 빼곡하다. 빼곡하지만, 정작 장미를 쉽게 알아볼 수는 없다. 패턴화하고 양식화된 화면 속에 장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단위원소(모나드)가 동어 반복되면서 패턴을 만드는 것을 모듈 구조라고 한다. 작가의 경우에는 하나의 장미가 반복 열거되면서 하나의 패턴을 만든다. 얼핏 하나의 장미 같지만 사실 똑같은 장미는 하나도 없으므로 비정형 모듈 구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는 잇대어진 사각형의 프레임 속에 장미 한 송이 한 송이를 일일이 손으로 그려 넣었다. 여기서 사각형의 프레임은 아마도 존재의 집을 상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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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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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은 창작의 산실이다. 작업실에서 작가는 철저하게 혼자가 된다. 현실과는 다른 현실로 진입하기 위해,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열기 위해 작가는 감각적 현실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킨 작가는 꿈을 공 굴리는 몽상가가 되고, 사물을 변…
작가가 하나의 장르와 하나의 기법에 천착하면서 중견 내지 중진에 이른다는 것은 대단한 일도 내세울 만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유독 판화에서만큼은 예외인 것 같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국내에서 판화에 올인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연유로 판화에 입문했…
권오상의 작업은 사진과 조각의 장르적 특수성을 재고하게 하며, 더불어 그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하나로 통합되는 제3의 지점을 예시해준다. 이는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인식론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그 변화된 패러다임에 걸맞게 형식 또한 변화된 경우로 볼 …
장현주는 근작에서 카이로스(Kairos) 곧 영적인 시간에 대한 여정을 주제화한다.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이며 돌이킬 수 없는 시간, 물리적인 시간, 현상적이고 감각적인 층위에서 경험되는 시간을 의미하는 크로노스(Chronos)와는 비교되는 시간개념이다. 순간으로서의 시…
파이프의 단면은 마치 하나의 세포 구조처럼 보였고, 파이프의 배열은 생명의 근원이 꿈틀거리듯 생기 있게 다가왔다. 작가 장용선이 현재 자신의 작업이 유래한 착상 내지 발상을 술회하면서 내놓은 고백인데, 아무래도 작가의 작업에 입문하는 계기 내지 실마리가 되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