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의 판화: 나는 그것을 보았다》전시는 2026년 9월 15일 부터 12월 27일까지 대구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벨기에 리드 미술관으로부터 기증받은 프란시스코 데 고야(1746~1828)의 판화 41점을 대구미술관 개관 15주년 기념 소장품 특별전으로 국내 관람객에게 처음 공개하는 전시이다.

사진 ⓒ 김달진
사진 ⓒ 김달진
6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시의 핵심은 고야의 대표 판화 연작인 〈전쟁의 참화(Los Desastres de la Guerra)〉다. 이 작품들은 벨기에 리드 미술관이 기증하고 HD현대중공업이 운송을 후원해 대구미술관의 소장품이 됐다. 대구미술관은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을 소장함과 동시에 해외 기증이 지닌 문화적 가치를 대중에 전달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스페인 궁정화가였던 고야는 왕과 귀족의 초상화를 그리며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46세에 중병을 앓아 청력을 잃은 뒤 작품 세계의 큰 변화를 겪었다. 그는 주문에 따른 그림 제작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판화 작업을 시작했다. 1808년 나폴레옹 군대가 스페인을 침공하자, 고야는 현장에서 목격한 전쟁의 비극을 화폭에 기록했다.

사진 ⓒ김달진
전시작인 〈전쟁의 참화〉 연작은 1810년부터 1820년 사이에 제작됐다. 작가 사후인 1863년에 처음 출판됐으며,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1906년에 찍어낸 네 번째 판본이다. 판화집은 전쟁, 기근, 사회 비판적 내용을 담은 암시적 카프리초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스페인 독립전쟁 당시 일어난 폭력과 학살, 기근의 실상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고야는 전쟁을 승리나 영웅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았다. 당시의 전쟁화가 국가의 승리를 찬양했던 것과 달리, 고야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죽음과 공포를 화면 중앙에 배치했다. 전쟁이 인간의 이성과 도덕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고야는 판화마다 '나는 그것을 보았다', '왜?' 같은 문장을 새겼다. 이는 현장을 단순히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극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작가의 의지를 드러낸다.

전시전경 제공 ⓒ 대구미술관
9월 15일 방문하였으며 전시를 기획한 이동민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승리자의 영웅담 대신 이름 없는 민중의 고통을 강조한 고야의 작품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성찰을 준다'고 설명했다.
대구미술관은 전시 기간 도슨트 설명과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1000원이며, 매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대구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김달진, 야스퍼 드 페이지 리드미술관 코디네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