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9월 12일 오후 개막했다. 행사에는 고승현 운영위원장과 김성호 전시총감독을 비롯해 참여 작가 다수가 자리했다. 본 전시는 9월 12일부터 11월 8일까지 (구)공주양조장, 자연미술관Ko, 제민천 일원에서 열린다. 1981년 공주에서 출범한 한국자연미술가협회-야투가 주관하며, 2004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 12회째를 맞았다. 주제는 '도시자연미술 – 나의 창에 햇볕을 드리워줘'로, 자연 속에서 펼쳐 온 자연미술의 무대를 처음으로 공주 구도심으로 확장했다. 52개국 309팀(310인)이 참여하며, 17개국 31팀(32인)이 참여하는 본전시(야외, 실내전), 48개국 280명이 참여하는 특별전(자연미술큐브전), 국내외 협력 프로젝트와 부대행사로 구성된다.
시작과 함께 인사말을 해주신 고승현 운영위원장
김성호 전시총감독은 45년 전 대학생이던 젊은 작가들이 제도권 미술 바깥에서 자연 속에 몸을 던져 실험적인 작업을 벌인 것이 야투의 시작이었다고 소개하며, 2004년 비엔날레로 첫발을 뗀 이래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고 말했다. 주제 문구에 대해서는 '창'이 개인과 공동체, 자연과 예술 사이를 잇는 매개라면, '햇볕'은 자연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의 존재 방식 자체에 주목하려는 태도를 뜻하며, '드리워줘'에는 회색 도시에 다시 생명과 온기가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풀이했다. 이번 비엔날레가 자연 속 공간을 벗어나 도시 한복판, 옛 양조장과 하천변 같은 공간으로 무대를 옮긴 것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이라고 덧붙였다.

총감독의 설명이 끝난 후, 본지는 영국 작가 팀 노리스와 이탈리아 작가 몰비를 만나 작품에 관해 물었다.
작품 속에 들어간 작가. 팀 노리스, 〈햇살의 방〉, 대나무, 철, 240×240×240cm
팀 노리스는 대나무 살을 방사형으로 엮어 햇빛이 뻗어나가는 형상을 표현한 구(球) 형태의 대형 설치작을 선보였다. 그는 이번 비엔날레 주제가 '나의 창에 햇볕을'로 정해진 뒤, 앞서 자연미술관Ko의 자연미술큐브전에 출품하며 구상했던 아이디어를 이번 대형 작업으로 확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시에 사는 우리가 저마다 상자 같은 공간에 산다는 생각에서, 햇빛을 완벽한 정육면체 형태로 옮겨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영국에서 자신에게 익숙한 나무인 밤나무로 제작하려 했으나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워, 논의 끝에 공주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대나무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밤나무를 예로 든 이유에 대해, 한국인들도 즐겨 먹는 밤이 열리는 나무이자 영국에서도 매우 친숙한 나무라는 점에서 두 나라 사이의 연결고리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밤나무는 가지를 잘라내도 다시 자라나 수백 년, 길게는 천 년 가까이 살아남는 나무로, 베어내고 다시 키우는 방식 자체가 환경친화적인 벌목법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 작품의 대나무 살들이 중심 한 점을 향해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구조에 대해서는, 태양이 하나의 거대한 폭발체이자 그 에너지를 내뿜는 존재이듯, 관람객이 조각 내부에 들어가 스스로 그 에너지의 근원이 되어보길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을 밖에서 바라보기보다 직접 안으로 들어가 몸으로 경험할 때 비로소 온전히 이해되고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몰비, 〈세상의 영혼 Anima Mundi〉, 유목, 250×115×160cm
몰비는 바다를 떠다니던 유목(流木)으로 만든 인물상 앞에서 작품을 설명했다. 등에 등불을 든 이 인물상에 관해 그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등불이 필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이 인물이 명상을 마치고 걸어 나가는 순간을 형상화한 것이며, 타로 카드의 '은둔자(Hermit)'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명상 이후 도달하는 상태를 '아니마 문디(Anima Mundi)'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는데, 이는 플라톤 철학에서 비롯된 그리스어 개념으로 모든 존재가 하나로 연결된 우주적 영혼을 뜻한다고 소개했다. 작품 안쪽에 새겨 넣은 나무 형상에 대해서는, 나무의 형태가 인간의 폐와 닮았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나무가 광합성을 통해 우리에게 산소를 내어주는 것처럼, 인간은 자연 없이 살아남을 수 없지만 자연은 인간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연결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작품 하단에 놓인 콘크리트 조각에 대해서는, 원래 이 부지에 있던 콘크리트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한 것이라며, 기억을 밟고 걸어 나가는 새로운 걸음을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도린 말로니, 〈새벽은 언제나 가능하다: 해뜨는 실내의 하늘〉, 반투명 종이, 감 탄닌, 철액, 로열 로그우도 염료, 모노필라멘트, 가변크기특별전 '자연미술큐브전'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특별전은 12×12×12㎝ 크기로 규격이 통일된 정육면체 안에 48개국 280명의 작가가 저마다 생각하는 자연을 압축해 담아낸 전시로, 본전시와 같은 공간에서 이어진다. 특별전의 경우, 똑같은 규격, 조건, 주제가 주어졌을 때 작가들마다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했는지를 볼 수 있단 점에서 흥미롭다. 또한, 아주 작은 크기의 작품인만큼 대형 작품들과 비교해서 보다 세밀하고 정교한 기술과 예술성이 국가와 세대, 예술적 언어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것을 한 자리에서 비교해볼 수 있단 점이 특징이다.
자연미술큐브전 전시 일부
인근의 반죽동당간지주공원과 제민천 인근에 설치된 야외 작업은 거주민들이 일상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배치는 비엔날레라는 특수성과 현대미술의 일상성, 낮은 진입 장벽을 결합해 '도심 속 자연'을 보다 적극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반죽동당간지주공원 설치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