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화면에 장미가 빼곡하다. 빼곡하지만, 정작 장미를 쉽게 알아볼 수는 없다. 패턴화하고 양식화된 화면 속에 장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단위원소(모나드)가 동어 반복되면서 패턴을 만드는 것을 모듈 구조라고 한다. 작가의 경우에는 하나의 장미가 반복 열거되면서 하나의 패턴을 만든다. 얼핏 하나의 장미 같지만 사실 똑같은 장미는 하나도 없으므로 비정형 모듈 구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는 잇대어진 사각형의 프레임 속에 장미 한 송이 한 송이를 일일이 손으로 그려 넣었다. 여기서 사각형의 프레임은 아마도 존재의 집을 상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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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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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다. 스며들다. 그동안 작가 이희경이 자신이 그린 그림에 부친 주제다. 부유하고 스며드는 건 자연현상이고 물리현상이다. 이 주제에 비추어보건대 작가는 자연현상이며 물리현상을 그리고, 그 현상이 주체에게 불러일으키는 동화현상(심리적 공감)을 그린다. 그리고 여기에 …
작가가 보내온 이미지 자료를 보고 있다. 어느 곳이 위아래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사전에 실제로 전시된 정경을 보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더욱이 작가의 작업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더라면 앞뒤도 구분하지 못할 뻔했다. 그나마 공간이 있는 경우에는 그 공간에 의지해 전후사…
한 시대의 지배적인 지식체계를 패러다임(토마스 쿤)이라 하고 에피스테메(미셀 푸코)라고 한다. 동시대의 이런 패러다임이나 에피스테메로 치자면 후기모더니즘과 탈구조주의가 될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배적인 혹은 주류에 해당하는 지식체계를 의심하는 태도를 공유하고 있다. …
작가의 그림은 친근하고 낯설다. 얼핏 보면 그저 흔한 식물이며 꽃을 그리고 숲을 그린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낯설다. 흔히 꽃은 너무 흔한 것이라 안보고도 안다. 사실을 말하자면 안다고 착각한다. 특히 클로즈업된 꽃 속이 그렇다. 시점에 변화를 준 것일 뿐…
김동희는 원래 도시를 그렸다. 빼곡한 아파트를 그렸고, 아파트 주변풍경을 그렸다. 아파트와 함께 상가와 정자, 놀이터와 파라솔, 가로수와 가로등, 화분과 정원, 테라스와 난간, 계단과 펜스가 있는 근린시설물을 그렸다. 이 풍경들을 작가는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그리…
류근택, 어떤 구석(1), 133 x 104cm유근택의 근작은 코너 즉 구석이다. 구석이란 공간 개념이며, 공간 가운데서도 눈에 잘 띄지 않거나 잘 의식되지 않는 공간을 구석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니까 시선 바깥에, 의식 바깥에 있는 공간이다. 공간 안쪽에 있으면서도 실…
한 평 공간에 대한 연구. 한 평 공간 속에 물건들이 잡다하다. 팬과 형광등, 물 컵과 생수통, 반찬용기 등 대개는 플라스틱 소재의 각종 용기들, 폐 의자와 빨래건조대, 간이 사다리와 철재 봉, 투명 플라스틱 슬레이트 등등. 얼핏 보면 잡동사니들 같지만, 사실은 하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