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화면에 장미가 빼곡하다. 빼곡하지만, 정작 장미를 쉽게 알아볼 수는 없다. 패턴화하고 양식화된 화면 속에 장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단위원소(모나드)가 동어 반복되면서 패턴을 만드는 것을 모듈 구조라고 한다. 작가의 경우에는 하나의 장미가 반복 열거되면서 하나의 패턴을 만든다. 얼핏 하나의 장미 같지만 사실 똑같은 장미는 하나도 없으므로 비정형 모듈 구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는 잇대어진 사각형의 프레임 속에 장미 한 송이 한 송이를 일일이 손으로 그려 넣었다. 여기서 사각형의 프레임은 아마도 존재의 집을 상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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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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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섭/ 자연의 기억, 자연의 흔적을 인출하다
작가 한영섭은 1941년 평안남도 개천에서 태어났다. 이후 6.25를 전후해 남하한 작가는 1960년대 초 홍익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화과에 입학한다. 대학 1학년 재학 당시 이미 작가는 국전에 출품하여 특선을 받았는데, 연신 기차가 들고 나는 <서울역 부근>(19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