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화면에 장미가 빼곡하다. 빼곡하지만, 정작 장미를 쉽게 알아볼 수는 없다. 패턴화하고 양식화된 화면 속에 장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단위원소(모나드)가 동어 반복되면서 패턴을 만드는 것을 모듈 구조라고 한다. 작가의 경우에는 하나의 장미가 반복 열거되면서 하나의 패턴을 만든다. 얼핏 하나의 장미 같지만 사실 똑같은 장미는 하나도 없으므로 비정형 모듈 구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는 잇대어진 사각형의 프레임 속에 장미 한 송이 한 송이를 일일이 손으로 그려 넣었다. 여기서 사각형의 프레임은 아마도 존재의 집을 상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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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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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기와 만들기, 회화적 프로세스와 공작적 프로세스. 박상희는 시트지로 그림을 그린다. 시트지로 그림을 그릴 수는 없으므로 엄밀하게는 시트지로 그림을 만든다. 시트지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이중삼중으로 덧입힌 시트지를 칼로 오려내 시트지 위에 그린 그림이 부분적으…
Flow of life. 생명의 흐름이란 의미이다. 순환하는 생명으로 이해해도 되겠다. 최근 수년 간 안병철이 천착해온 주제의식이며 일정한 일관성과 함께 심화시켜온 주제다. 이 주제에서 보듯 작가는 삶을 흐르는 것으로 그리고 순환하는 것으로 본다. 여기서 흐르는 삶과 …
칠흑같이 새카만 밤에 보석같이 빛나는 별들을 올려다볼 때면 불현듯 살아있다는 사실이 신기해진다. 저 별들 중에 한 별에서 누군가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이 신기해할까. 비록 인간과 같지는 않겠지만, 인간과는 다른 생명체가 분명 어느 별엔가 살고 있을 것이다. 생명체가…
Long Journey. 긴 여행, 긴 여로, 긴 여정이다. 추상작업에서처럼 주제가 무의미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 주제는 창작주체의 작업을 대리하기 마련이다. 정욱장이 자신의 조각에 부친 주제가 그렇다. 이 주제 속엔 여행과 길이 들어있다. 여행은 떠난다는 것이다. 작…
숨어있기 좋은 방 혹은 꿈꾸기 좋은 방. 호해란의 조각에는 곧잘 사각의 틀이 변형되고 변주된 형태가 등장한다. 집이며 방이다. 집도 그렇지만 방 역시 이중적이고 양가적이다. 주체에게 집은 안온하지만, 타자에게 집은 호기심의 대상이면서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주…
기하학적 형태, 집을 짓다. 작가는 처음에 종이박스와 종이테이프를 이용해 형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종이박스를 자잘한 조각들로 오려서 부분 부분을 조합해나갔다. 면과 면이 만나지는 접합부분에는 종이테이프를 이용했다. 그렇게 만든 형태는 접합부위에 선이 여실한 기하학적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