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화면에 장미가 빼곡하다. 빼곡하지만, 정작 장미를 쉽게 알아볼 수는 없다. 패턴화하고 양식화된 화면 속에 장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단위원소(모나드)가 동어 반복되면서 패턴을 만드는 것을 모듈 구조라고 한다. 작가의 경우에는 하나의 장미가 반복 열거되면서 하나의 패턴을 만든다. 얼핏 하나의 장미 같지만 사실 똑같은 장미는 하나도 없으므로 비정형 모듈 구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는 잇대어진 사각형의 프레임 속에 장미 한 송이 한 송이를 일일이 손으로 그려 넣었다. 여기서 사각형의 프레임은 아마도 존재의 집을 상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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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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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미술관 손수전 리뷰손, 아로새길, 빼어날 수 / 신의 손, 조각가의 손로댕의 조각 중에 신의 손이란 조각이 있다. 거대한 손이 한 쌍의 남녀를 빚어 만드는, 신의 손에 의해 생명체가 탄생하는 극적 순간을 조형한 것이다. 비록 신의 손을 조형한 것이지만, 그 조형은 …
김형종 / 걷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텅 빈 사람들자코메티의 걷고 있는 사람처럼 걷는다. 단순히 걷는다.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가는지, 생각 없이, 아니면 너무 많이 생각하면서 걷고 있다고 김형종은 작가노트에 적고 있다. 삶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적어놓은 것일 수도 …
김주영 /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에서 트랜스포머까지물고기가 있었다. 물고기는 언제나 물 밖 세상이 궁금했다. 언젠가는 물 밖 세상을 구경하리라는 꿈을 키웠고, 마침내 그 꿈을 실행으로 옮기기로 했다. 그래서 자동차를 타는 대신, 스스로 자동차로 변신했다. 그렇게 변신…
초현실주의, 의미의 용법과 욕망의 사용법말과 말 사이의 연결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말 한마디 한마디의 의미는 구름처럼 걷잡을 수 없는 덧없는 것이 될 것이고, 마치 흐르는 물처럼 될 것이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테의 수기> 흔히 20세기 문명사에 가장 …
자연, 과학, 예술의 혼성 / 우주에서 미래를 캐고 상상력으로 꿈을 캐는전남 고흥은 다도해와 함께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어서 가히 절경이랄 만하다. 더욱이 나로도에는 2012년 역사적인 나로호 발사 성공과 더불어 주목을 받고 있는 나로우주센터가 자리하고 있어서 그…
지상낙원을 실현하고 상처를 보듬는 조각고대 그리스에선 사물에 깃든 완전한 형상을 에이도스라고 불렀다. 사물에 이미 완전한 형상이 깃들어있다? 시대를 훌쩍 뛰어넘어 르네상스 시대의 미켈란젤로는 이 말을 자기 조각의 화두로 삼았다. 돌 속엔 이미 그 자체로 완전한 형상이 …
하나의 얼룩으로부터 파생된 생명, 우주, 존재수전 손택은 자신의 사진론에서 베르겐 벨젠과 다하우의 유태인 수용소 학살 장면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이 자신의 삶을 이전과 이후로 바꿔 놓았다고 회고한다. 아우슈비츠 이후 더 이상의 서정시는 불가능하다고 한 아도르노의 전언과도…
이미지 시, 꿈과 현실의 언저리에 있을 존재의 원형이며 비의를 찾아서퍼포머, 무당의 후예. 신용구는 행위예술가다. 영어로 치자면 퍼포머고 퍼포먼스 아티스트다. 예술은 세상에 대해 말을 거는 기술이다. 여기서 행위예술가는 몸을 매개로 세상에 대해 말을 건다. 그런데,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