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화면에 장미가 빼곡하다. 빼곡하지만, 정작 장미를 쉽게 알아볼 수는 없다. 패턴화하고 양식화된 화면 속에 장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단위원소(모나드)가 동어 반복되면서 패턴을 만드는 것을 모듈 구조라고 한다. 작가의 경우에는 하나의 장미가 반복 열거되면서 하나의 패턴을 만든다. 얼핏 하나의 장미 같지만 사실 똑같은 장미는 하나도 없으므로 비정형 모듈 구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는 잇대어진 사각형의 프레임 속에 장미 한 송이 한 송이를 일일이 손으로 그려 넣었다. 여기서 사각형의 프레임은 아마도 존재의 집을 상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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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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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화 / 진혼과 연민, 넋을 부르고 이름을 부르다나는 이름들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본다. 그 이름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왜 떨어지는가. 보통 사람이 죽으면 망자를 모신 지방을 태워 하늘로 날려 보내는데, 그걸 소지라고 한다. 망자의 신을 태워 하늘로 돌려보낸다는 …
한국정신, 다시 한국정신의 의미를 묻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정신이라는 말은 좀 진부하다. 그 말이 진부한 것은 그 말이 오랫동안 회자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결코 짧지 않은 그 말의 연륜에 비해보면, 그 말의 의미가 지금도 여전히 논란의…
아티스트북, 예술가가 만든 책 김명수_균형_북아트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이며, 한 권의 책을 펼쳐들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미셀 투르니에는 책과 독자의 만남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깨알 같은 흡혈박쥐들이 책 속에서 날아올라 독자의 피를 빠는 극…
김형대/ 후광(後光, Halo), 빛과 물의 현상학 김형대의 목판화를 지배하는 중심개념은 빛의 표현이다. 그가 추구하는 빛의 정체는 금속성의 물화된 빛 혹은 옵티컬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나는 빛과는 다르다. 흔히 파장이나 혹은 그라데이션 기법으로 처리되는. 고흐의 광란의 …
장호정 / 꽤나 감각적인, 표면에서 반짝거리는 빈 봉지의 유혹장호정의 작업은 크게 세 단계를 거친다. 상황 연출하기와 사진으로 기록하기, 그리고 최종적으로 사진 그대로 캔버스에 확대해 그리기. 이 가운데 앞의 두 단계는 말 그대로 과정으로 남겨지고, 그 과정은 회화에서…
박명희 / 끝나지 않은 이야기, 끝나지 않을 이야기상징주의 시인 말라르메는 자신을 너무 많이 읽어서 너덜너덜해진 책이며 곰팡내 나는 서가에다가 비유했다. 삶이란 책들의 바다를 항해하는 일이라는 비유도 있다. 이런 비유가 아니더라도 한 권의 책 속엔 저자의, 주인공의, …